아파트 현관에 중문기능을 겸하는 방범방충문을 제작해봤습니다. 

 

보통 중문처럼 망입유리와 같은 투명유리를 낄수도 있지만 방범방충망이 원래 기능이고 중문은 보조역할이라 저런 모양이 나왔네요.

감옥같나요? ㅎㅎ

 

고층부에 살다보니 베란다문을 열고 현관문까지 열어두면 집 전체를 관통하는 바람이 아주 상쾌합니다만 열린 문으로 함께 들어오는 모기나 파리 등의 해충 유입때문에 이내 곧 닫아놓게 됩니다. 그래서 방충문을 많이 설치하지요.

 

시중의 방충문들은 보통 얇은 샷시 프레임에 방충망이 롤에 감겨있는 형태로 원터치버튼으로 열고 닫게 되있습니다만 디자인이 맘에 안들었습니다. 프레임도 왠지 갸냘퍼보이고..

 

그래서 알아본게 방범방충문인데 기존 방충문 보다 튼튼한 프레임으로 되있고 방충망에 그릴망을 더한 제품입니다. 제법 괜찮았는데 여기에 구멍만 막으면 겨울에 중문으로도 쓸수 있겠다 싶어서 알아봤는데 가격도 가격이지만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서 그만 두었어야했는데 후회하면서도 만들게되네요..

 

 

 

 

이사를 올 때부터 중문제작을 고려해봤습니다만 작은 아파트라 현관에 설치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원래 중문이라하면 일반적으로 신발을 벗고 신는 영역을 실내와 구분짓는 '현관'의 개념일텐데요 사진에서처럼 원래 중문위치(붉은 선 표시)에 설치를 하게될 경우 신발장을 막게되고 화장실 스위치도 걸리게 됩니다.

 

중문제작하시는 전문업자분들이야 이런 경우 신발장까지 개조를 해주시긴 합니다만 기술없는 초보인 제겐 불가능한 일이죠.

그래서 보통 방충문처럼 현관문 바로 뒷편(녹색 선 표시)에 설치하는게 답인 것 같습니다. 방충에 외풍을 막아주는 본 기능만 해준다면야 위치가 좀 아쉬워도 설치하는게 맞다고 생각해서 착수해봤습니다.

 

 

 

 

직선과 면만 겨우 그릴 줄 아는 스케치업 프로그램으로 도면을 그려냅니다. 손으로 그리는 도면과는 확실히 치수를 검토하고 설계상 오류를 잡아내는데 차이가 존재합니다.

 

좌측은 기본문짝, 그 옆의 작은 창은 중문으로 사용시 덧댈 갤러리창, 중앙에는 중문사용시 갤러리창을 결합한 문짝, 맨 오른쪽은 문틀입니다.

기본문짝으로 사용하다가 겨울철에는 보온재로 뚫린 4면을 채우고 갤러리창을 결합해서 중문처럼 사용하려고 저렇게 설계했습니다.

물론 갤러리창은 결합과 분리가 쉬워야 합니다.

 

치수가 확정되면 이대로 인테리어 쇼핑몰의 목재절단 서비스에 주문 요청합니다.

 

 

 

 

 

목재가 꼭 시체처럼 포장이 되어왔습니다..ㄷㄷ 오긴 왔는데 동명의 다른 도로명 주소로 가서 우여곡절 끝에 겨우 받았습니다. 받자마자 절단되어 온 목재들의 치수와 갯수를 도면과 면밀히 비교해 봅니다. 여기서 하나라도 잘못온게 있다면 주문을 다시 해야하고 작업은 중단되겠지만 다행히 별 이상없네요.

 

 

 

별도로 주문한 경첩과 손잡이, 다보, 나사, 빠찌링 등 부속품들입니다. 페인트 등 나머지 재료들까지하면 훨씬 많네요.

 

 

 

 

 

 

가장 먼저 문틀부터 손을 댑니다. 현관 양옆 하단의 걸레받이(벽과 바닥이 맞닿는 곳에 목재 등을 덧대서 마감한 부분) 공간만큼을 목재를 도려내줘야 합니다. 트리머같은 장비가 있다면 그냥 쉽게 끝나겠지만 써본 적도 없는 가난한 초보라 그냥 톱으로 갈고 조각도로 열심히 파냅니다. 표면은 좀 거칠지만 어차피 안보이는 부분이니깐 이정도로 끝냅니다.

 

 

 

 

젯소를 칠하고 페인트 칠 세번, 바니쉬 두번 정도 발라서 다 마르고 나면 임시로 세워서 고정시킬 준비를 합니다. 아직 고정전이라서 벽과의 틈새가 넓어보입니다.

 

 

 

수평기를 대고 수직을 맞추고 드릴로 구멍을 뚫어줍니다. 문틀이 삐뚤어지면 문짝이 제대로 조립될리가 없으니 최대한 정교하게 맞춥니다.

 

 

 

 

현관벽이 석고보드라 석고앙카로 고정시켜야 하는데 주문하면서 보니 토우앙카라는게 있네요. 기존 석고앙카보다 구멍을 작게 뚫어도 되고 나사를 조이면 석고보드 안쪽에서 플라스틱이 벽에 밀착되면서 단단히 고정됩니다.

 

역시 만들면서 조금씩 배워나가는 것 같습니다.

 

 

 

잘 고정되었습니다. 이제 위 아래 문틀도 고정하면 됩니다.

 

 

 

 

문짝 만들 목재입니다. 설계도에 있듯이 문짝모양이 딱 日(날 일)자 모양입니다. 각각의 목재들을 이어줘야 하는데 본드만으로는 어림도 없고 나사로는 목재를 길이방향으로 관통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여러 방법을 찾다보니 '목심'이라는 것으로 많이 결합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목심이 들어갈 자리를 우선 표시해주고...

 

 

 

 

목심을 사용할 때는 결합될 목재면에 정확한 위치와 정확한 수직 각도로 드릴링하는 것이 중요한데 제 손으로 수직이 가능할리 없습니다. 탁상드릴이 있으면 그냥 끝날 것을 이래저래 구매를 미루다보니 이런 때 후회를 하게 되네요.

 

암튼 수직이 반드시 필요하고 탁상드릴을 지금사기엔 고민이 좀 더 필요해서 임시로 드릴가이드라는 것을 구입했습니다. 드릴비트의 외경에 맞는 구멍에 넣고 돌리면 수직으로 뚫을 수 있는 제품입니다. 써본 결과 그럭저럭 임시로는 쓸만한데 딱히 추천할만한 상품은 아닙니다.

 

 

 

이렇게 목재의 단면(단면이 수평이라는 가정하에)에 대고 뚫습니다.

 

 

 

잘 뚫렸네요. 수직이 맞는지는 목심을 끼워봐야 알겠습니다. 수직문제가 해결되니 다른 문제가 남습니다. 저 단면에 맞닿는 목재에 정확히 일치하는 구멍을 뚫어야 합니다. 역시나 주문전에 폭풍검색을 해서 해결할 제품을 찾아냈습니다..ㅎㅎ

(무지한 상태에서 시작하다보니 모르는게 너무 많습니다)

 

 

 

이름도 생소한 '도웰포인트'... 끝이 살짝 뾰족한 저 아이들을 아까 먼저 뚫었던 구멍에 이걸 꼽고...

 

 

 

 

이렇게 힘껏 서로 눌러주면!

 

 

 

요렇게 도웰포인트가 반대편 목재단면에 작은 홈을 내서 드릴로 뚫어야 할 정확한 위치를 안내해줍니다. 알파벳 표시는 서로 연결될 목재 위치를 표시한 겁니다.

 

 

 

 

 

본드를 묻힌 목심을 이렇게 박아주고.....

 

 

 

 

 

맞닿는 목재에 본드를 바른 후 서로 결합하고 고정합니다. 클램프같은 고정기구가 있어야 되는데 또 구매를 망설이다가 이렇게 헝그리하게 고정합니다.

(만드는 동안 주문했는데 다 끝난 후에 왔습니다.ㅠ)

 

 

 

이렇게 문짝 두개 기본조립은 끝났네요.

 

 

 

 

 

 

문짝에서 방충망과 그릴망을 고정할 쫄대를 잘라서 본드로 고정합니다.

 

 

 

 

본드고정 후에는 못과 나사로 한번 더 고정해줍니다. 망치로 못을 박았더니 그 충격으로 본드로 붙인 문짝 일부가 떨어져 나가네요.ㅠㅠ.. 소음도 엄청나고... 망치 두들기는 소리때문에 처음에는 침대위에 놓고 했는데 그래도 소음이 심하네요. 그래서 문짝들고 지하주차장으로 가서 시도했다가 이상하게들 쳐다보셔서 그냥 들고 올라왔습니다.

 

무엇보다 망치로 몇 개 침대에서 박아보니 문짝에 본드로 붙인 접합부가 벌어지네요. 그냥 나사로 전부 고정했습니다.

 

 

 

 

 

본드와 목심만으로는 결합이 약하다는 걸 몸소 깨닫고 보강평철로 각 이음새를 고정했습니다. 역시 깨달음은 쉽게 얻어지지 않네요.

 

 

 

 

 

그래도 틈새가 벌어지고 홈이 폐인 부분은 우드필러로 잘 메꿔줍니다. 그래야 페인트칠을 해도 매끈해지겠지요. 이 제품은 보라색이지만 마르면 신기하게 나무색으로 변하네요.

 

 

 

 

칠하기전에 문틀에 한번 넣어보고 감상해봤습니다.

그럴싸합니다. 아직까지는....

 

 

 

 

문짝에 젯소를 칠합니다.

 

 

 

젯소를 말리다가 문짝에 경첩을 잠시 대보고 걱정이 생깁니다.ㅍ이 문짝은 두께가 18mm입니다. 더 두꺼워야 좋겠지만 무게를 가볍게하고 원가도 절감하느라 얇은 목재를 썼더니 경첩나사가 제대로 고정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주문할 때 경첩의 나사위치까지는 고려하진 못했었는데 대놓고 보니 문짝에 좀 아슬아슬하게 고정될 듯 합니다. 그래서 경첩자리에 두께를 보강해줄 나무를 덧대서 고정합니다. 보기 않좋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만 나름 괜찮네요.

 

 

 

 

보강할 나무를 나사로 고정한 후에 우드필러로 자리를 메꿔줍니다.

 

 

 

 

젯소 이후 중단했던 페인트와 바니쉬를 칠합니다.  한쪽 칠하고 뒤집어 칠하고를 반복하니 오래 걸리네요.

 

 

 

 

 

문짝을 칠하는 김에 문틀에 사용할 보강평철도 칠해줍니다. 마르고 나면 튼튼하게 나사로 고정합니다.

 

 

이로서 전체공정의 반정도 진행된 것 같습니다.

나머지 과정도 어서 부지런히 이어서 올려야겠습니다.

(만든지가 언젠데 대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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